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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그 세번째. Tokyo

Stories
( bluebird_dba@naver.com , 정윤진 )


어느덧 일본 출장도 이제 익숙해져 간단한 의사소통, 그러니까 택시를 탄다던가 직진을 조금 더 해달라던가,  몇번의 담배를 달라던가 하는 것들이 조금씩 입에 익어 '말' 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만큼의,  네번째 출장.

한번 오면 최소 1주, 최장 2주의 혼자서 일하다 가는 나에게는 계절별로 밤 풍경 아름답게,
덥거나 춥지 않게 지내다 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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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퉁 새우깡, 그리고 칼피스



출장이라면 항상 이런 기억이다.

늦가을 낙엽이 아름답던 08년의 10월,
'4월 이야기'의 설레임 처럼 사쿠라 흐드러지던 4월,
약간은 더웠던 듯한 6월,
그리고 가을인지 겨울인지 모를 어색한 크리스 마스 분위기의 11월.

뭘 그렇게 항상 끝내지 않으면 안되는지
매번 일정에 채이고
한국과는 다른 업무 환경에 어이 없는 난관을 만나기도 했던
매번 휴일 하루 없는 그런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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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열리지 않는 창문



창밖을 보며 하염없이 담배 연기만 뿜어 대며
무언가를 찾아내고, 고치고, 알아내기의 연속.

별로 멋있지도 않고 실상 뒤집어 까면 그저 누적된 피로만 가득.


TV속의 기발한 광고가 저들의 세계를 은근히 보여주며 살랑 손짓하지만
정작 나는 모니터 속의 대체 왜 그런지 이해 할 수 없는 문자들의 조합만을 보다
가까스로 잠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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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출동


어느덧 다시 눈 뜨면
잰 걸음으로 어디론가 줄지어 향하는 사람들 사이로
얇은 빗방울이 끊없이 떨어져
거리의 색깔은 어제보다 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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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비밀 공간


주섬 주섬 화장실에 갔다가 출근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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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할 양식


이래 저래 토자이센 타고 니혼바시에서 긴자센 갈아타고
토라노몬에 어영 부영 내려 지하도를 건너

가스미 가세키 빌딩 뒷편의 건물로 터덜 터덜

로비 구석진 곳의 로손 편의점에 들러 일용할 양식을 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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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들어가는 요구르트


일용할 양식 한끼 채우기도 어찌나 힘든지
회사 누님이 언젠가 추천했던 요구르트의 블루베리를
마치 도 닦듯 섞는다.

바람이 부는 겨울날, 제자가 플라스틱 통을 가르키며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블루베리를 섞는 것입니까, 아니면 요구르트를 섞는 것입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르키는 곳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그것은 블루베리나 요구르트가 섞이는 것이 아니라, 무릇 네 심정이 복잡한 것이다."


..

재미없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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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퇴근.


밤샘 후 평소보다 약간 이른 퇴근에
학생들의 하교 모습이 보인다.

저물어 가는 해를 뒤로
삼삼오오 귀가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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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거처


어찌 저찌 호텔로 돌아와.
졸리고 피곤하고 배고프고  일은 안끝나서 스트레스 받는 기분으로

호텔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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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안내문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웬지 알 것 같은 느낌의 콧대높은 고양이에게
가운 집어가라는 무언의 압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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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를 위하여.


수많은 가운 들 중
아무거나 하나 훅 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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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는 햇살.



호텔에 올라와 담배 한대 피우며 바라보는
석양이 지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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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들의 인도


회사의 누님들이 안내한
가스미 가세키 빌딩의 지하 어느 레스토랑.

그림인지 글자인지 모를 안내문을 보며
누님들의 친절한 설명으로 힘겹게 메뉴를 고르고
( 난 포크~  고기가 필요해~ )


약간의 기다림 끝에 맞이 하는
인생 최고의 빵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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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라빈스 31


얘들 빵 만드는 재주는
아마 신령이 내려와서 알려 줬지 싶다.

잠시 닥치고 맛있는 빵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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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먹다 쌍코피 난다


노릇 하게 갓 구워 제대로 익은 따뜻한 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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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집 아님


그렇게 맛나는 점심을 먹고 ( 약 1300 엔 정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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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에서 왕궁으로


다시 올라와
죽어라 일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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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 Kasumikaseki Build.


어느덧 또 12시를 훌쩍 넘긴 퇴근 시간.

이 큰 빌딩이 적적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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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동무


토요초 역에 좀 일찍 내려
호텔 가는길에 만난 뭔가 인형

"혼자 있냐? "

역시 일본에도 악독한 솔로들이 많은거다.
하물며 파트너라도 하나 넣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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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수는 떠나고.


일 도와주는 부사수 마저 먼저 귀국 해 버리고


맥도널드 그녀만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공항 리무진 태워 보냈다


토요초에서 하네다 Domestic 까지 30분 만에 주파한 듯.
국내선에 이쁜 아가씨 많다 알려줬더니

고개 좀 휙휙 돌리다 잘 귀국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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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빠이빠이 해주고
호텔 가서 잤다.

감기 기운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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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했던 그녀석


몸살로 고생하던 동료도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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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의 강추 사태.


출근 퇴근 출근 퇴근

강추 맥주 한캔 사다가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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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선 그녀


긴자선의 그녀는 알수 없는 미소만.

맥주 먹고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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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선, 좁은 철도



그렇게 오락 가락 하다 보니
남은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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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 걸음의 황제



낮에는 참새 처럼 짧은 다리로 이일 저일 주워 먹고 ( 루저의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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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마지막 날


출장 마지막날 남은 건
빈 캔 맥주 병과
항공권
여권
누님이 주신 고디바 쵸콜렛

그리고 사이다.

환전도 안되는 1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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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따시, 어이없는 한새벽의 셀카질




JAL8833 에 몸을 싣고
날개에 그려진 커다란 일장기 보다 잠들어

깨어나 보니 어느덧 김포의 밤 하늘.


그렇게 또 한번의 출장이 지나고
이제는 이상하지 않은 바보같은 일처리.

그래도, 미련하게 살면
그렇게 살다 보면


"힘든일 얼른 끝내고 집에 와~  맛있는거 해 줄께"

그런 사람,

생기겠지.



( bluebird_dba@naver.com, 정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