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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e Gump.

Wise Gump.

Stories
( bluebird_dba@naver.com , 정윤진 )


어김없이 또 한 해가 밝았다.

자신감 있게 첫발을 내 딛던때에 비하면 초라해져 버린,  두번의 커다란 저점을 찍은 이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느릿한 상승곡선을 찍고 있는 하루하루.

어느덧 익숙해져만 가는 이런 패턴속에 원래 되려고 했던 것이 뚜렸했지만 되지 못할것 같다는 좌절과 어떻게든 하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희망이 미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30대의 시작점에서, 그렇게 또 내일 출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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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게소


누군가의 말 처럼, 사회화를 시작하는 진입 포인트가 남들보다 높을 수 있었다면 크나큰 인생의 저점을 30이 되기도 전에 두번이나 찍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20대의 자신감을 신중함으로 바꾸었더라면 지금쯤 서울에 아파트 한채 가지고 행복해 하고 있을까.

어떤 누구는, 3개월을 그냥 걷기만 하고 다시 돌아와 떠나기전과 같은 삶을 다시 살고있어 허무하다 하지만, 고이 근 7년간 컴퓨터 앞에 앉아 체중만 불리고 줄담배로 건강을 해치고 있는, 예전과 비교해 보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찌들어버린 생활 유지에 급급해져버린 모습이 그 어느 누구의 행동력에 부끄러울 뿐이다.

어린시절 나에겐 그저 세상의 모든것을 대변하는 듯 크게만 느껴졌던 부모님들도 점점 병약해져 가고, 옳았던 옳지 않았던 아직은,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판단하지 못할 지금의 하루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억들, 그 이외에도 많은 것들에서 그저 도망치고 싶을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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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누가 누구를 믿고, 또 내가 누구에게 믿을만한 사람이 되어 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점점 중요해 지는 나이.

결국, 포레스트와 그 어머니 그리고 그 여자친구의 관계처럼 서로 만나 무언가를 했다 라는 사실들이 서로에게 기억을 남기게 되고, 결국 매일 아내의 무덤 앞에서 아이와 함께했던 하루를 기쁘면서도 슬프게, 혹은 아쉽게 보고하는 그 한 바보의 삶이 점점 나의 것이 되어가는 일, 그렇게 될 줄 아는 현명한 사람도, 선택의 과정에 단 한가지의 필터만 들이대는 바보같은 사람도 마지막엔 포레스트와 같은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하지만 그렇게라도 살아야 하는것이 바로 삶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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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기 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결국 삶의 한 부분일 뿐인 것, 또는 무언가 많을 일을 하게 된 것 역시 또 다른 한 부분.  하지만 그 속에는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위한, 나이들어가는 부모님을 위한 자식으로서 또 일정부분 사회화가 진행된 어디엔가의 구성원으로서 원하는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까마득하게 먼길이 남아있지 않은가.

비로소 무엇인가 이루어 내야만, 그것이 무엇이었겠다 라고 어렴풋이 알게 되거나 정녕 알 수 없을 지라도  그것은 비록 깨달음이 늦을 뿐 그렇게 될 것이었다 라고 내가, 알 수 있게 되는 것.

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해 보기 전에 또는 해 가는 과정에 왈가왈부 하지 말고 그냥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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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벽


믿는 대로 행동 해 내다 보면, 그 끝에는 적어도 닳아 버린 나이만큼의 상쾌한 새벽이 있겠지.


언제나 맛이 있어야 하는 술이 맛이 없어 졌다면 그건 분명 어딘가에 병이 생긴 것이다 라는 어딘가의 대사가 뼈아프게 와 닿는 신년이다.

( bluebird_dba@naver.com , 정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