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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와 맑은 심성, Roh, Ex-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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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진, yjjeong@rsup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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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라고 하기엔 세상에 대해 너무 아는것이 없는 것일까.
주식이나 환율등의 재테크에 관심있는 친구나, 모 대기업에서 일을 하는 친구나 자영업을 하는 동생들의 말을 들어 보면 항상 '정치' 라는 부분이 모든 부분에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시/군 의 의원이나 하물며 시장이 누군지 조차 잘 모르지 않는가.  아버님께서 뉴스를 보며 욕하시는 여러 금뺏지의 의원들을 봐도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가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는지 뱃살의 기름화를 위해 살았는지도 구분 못할 정도로 무감각 하게 살았다.

노통에 대한 기억은, 군대에서 이등병일때 줄줄이 걸어서 연천의 촌구석 마을 회관 같은곳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젊은이들 간의 시대적 열풍에 휩싸였달까, 그런 기분에 한표 찍어 주었던 그런 정치인이었다.  보수네 진보네, 좌파네 우파네 하는것들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잡고 있던게 없었기에, 수많은 낭설들이 오고가는 야근 후 택시 기사와의 대화에서 조차 나는 칭찬도 욕도 할 수 없는 정치 무지렁이 였기에.

실제 일하면서 부대끼는 현실은, 대통령이 바뀌면 내가 만나야 할 사람도 바뀌고, 또는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더라도 그 윗사람이 바뀌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지렁이처럼 살았다는것은 사실 욕을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아닐까.

긴 말은 필요 없고, 내가 누가 어떻게 되었다고 잘 놀라는 사람도 아니지만, 늦잠 자고 일어나 동생 결혼식에 가는 길에 들었던 '서거' 뉴스는 뒷골이 쨍 할 정도로 뭔가 와 닿는게 있었다.
쉽게 말하면 그냥 참 놀란것이고, 그 놀람의 원인은 뭐랄까 -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았는데, 그런 사람 치고 허망하게 무너지는 사람 잘 없던데 라는 가치관이 흔들렸던듯 한.

이런 저런 뉴스 검색을 하다가, 한겨레 뉴스 중에 저런 사진이 있더라.
그냥, 어떤 전임 대통령이 저런 웃음과 복장으로 정겨운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몇천만원 짜리 사업에도 리베이트 없이 깔끔하게 넘어가는걸 볼 수 없는 이 한국 사회에서의 지도자로 살기엔, 너무 앞서 가셨나 보다.

예전에 '정조 이산' 의 MBC 드라마에 대한 어떤 문화 평론가의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심성이 맑은 사람이 군주가 될때, 나라는 태평 성대가 된다.'

영성을 가진 사람이 군주가 되기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너무 중국틱 한가 보다.
'될 것 같은건 안되고, 절대 안될 것 같은게 될 수 있는'




- 謹弔  盧統領 -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하겠습니까"

01년 이후 군번들은 당신의 정책에 보다 빨리 부모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었고,
힘겨운 생활하는 신생아의 부모들은 당신의 정책으로 손에 몇십만원 이라도 쥐어졌으며,
편치 않은 마음으로 보냈던 이라크 파병 병사들에게의 깜짝 방문으로 사기를 올려 주셨던
없던 시절 많은 도움을 받았던 한 국민으로서
이제 살만해져 보답하려니 보낸 듯 한 자식의 비통함을 느낍니다.

비록 모자르고 부족함 있는 국민과 대통령의 관계 였지만
농사야 풍년이 있으면 흉년도 있음을 당신이 알았듯 우리도 알았더라면
한 번의 잘못을 탓했듯 100번의 잘했던 일을 기억했더라면
이렇게 가슴아픈 현실은 없었겠지요.
 
이제 다만, 고이 쉬시길 바라며
독하진 못했지만, 그래서 더 멋졌던 리더로서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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