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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연휴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연휴란 참 이상한 기간인듯하다. 평소처럼 일이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을 위해 뿔뿔이 흩어진 지인들로 별다른 약속이 생기지도 않는 삶의 중간에 만나는 블랙홀같은 느낌이 짙다.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던 집에는 당분간 남아 있어야 할 듯 하지만, 여기 저기 남아있는 라이타, 식기, 속옷, 알록달록한 캔디에 냉장고의 꽁치캔마저 심난하게 하는 집에 기나긴 연휴를 보내고 있자니 뭔가 다른것 뭐 없을까 하는 생각이. 





하여 연휴 후에 일정되어 있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꼬부랑 글자만 보고 있자니 가뜩이나 안좋은 머리가 타버리는 느낌에 뭐 다른거 없나 하고 찾아 보던 중, 지역 케이블 사업자가 "진짜 사나이" 라는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십수년이나 지난 군대의 추억이라면 지난날들 마셔버린 알콜이 슥슥 지워버려서 별로 기억도 나진 않지만 방송에 나오는 군대의 모습은 그 모습이 다소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이전과는 참 사뭇 다른 분위기고 또 전보다 훨씬 좋은 분위기인 듯 한 느낌이 든다. 예능이지만 간혹 짠한 느낌도 있고 더러운 군대의 느낌도 살아 있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인터뷰 중 중간 중간 나오는 신분 표시와 자막이 아닐런지. 


지난날을 추억하기엔 너무 다른 방송이긴 하지만, 요새 군대에 대한 감상이나 블랙홀 같은 연휴를 지나보내기엔 꼬부랑 글자 문서보다 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받아서 나름 감사히 즐기고 있는 와중에 공병대 프로포즈 장면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불편하다.


미술을 13년 했지만 전공은 전산이고 현재는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던 사람이 돌이켜 생각 해 보면 여러모로 잘 맞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이도, 관심사항도, 서로 잘 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또 앞으로의 삶을 생각 해 보아도 그렇고 주고 받았던 대화나 감정의 확실한 상태를 원하는 나에게 확실했던 것도 또 서로의 핸디캡마저 이해 할 수 있었던, 꽁치캔 주인이 생각났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사람은 또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게 지난 경험에 비추어 거의 확실시 되며, 누군가 나타난다면 결국 대부분 우유부단했던 많은 사람들과 같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심은 아니더라도 삶에 깊숙히 침투했던 좋은 사람의 흔적에 근근히 서글퍼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싶다. 


생각해 보면 뭐 앞으로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할 건데 이런 블랙홀 같은 연휴 중간에 예능으로 잠깐 정신 팔아보는 좋은 해결책을 찾아 보는 것도 경험이 되겠지. 시간이란건 어떻게든 지내면 내 편이 되는 것이고, 그런 후에는 내가 좋아 하는 것에 더 쓸 수 있을 테니. 이런식으로 나이를 먹는건 참 달갑지 않단 말야. 


뻘짓했던 과거 지사는 됐고 이제 술이나 줄여야 할 듯. 

사실, 원래 없었던 좋은 것이 잠깐 생겼다 없어졌다고 아쉬워 하는건 똑똑한 일은 아니잖나. 

인생을 잠깐 스쳐간 다이아몬드는 원래 내 것이 아니니 말이다. 



블로그를 워드 프레스로 옮기는 일을 시작 해야지. 

미루고 미뤘던 글라이더 조립도. 


다음번 포스팅은 캐시 클러스터에 대해서나 한번 해볼까. 


http://tech-blog.flipkart.net/2012/10/making-deliveries-faster-the-flipkart-cache-cluster/

http://swarmcache.sourceforge.net/

http://www.alachisoft.com/ncache/dynamic-clustering.html

http://link.springer.com/chapter/10.1007%2F978-3-540-75444-2_73

http://ehcache.org/documentation/user-guide/cache-topologies 



하지만 일단 당장은 눈앞에 닥친 시험부터.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