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파닥파닥
Stories(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광복절의 늦은 오전 무심코 에어컨과 티비를 함께 켰다. 아직 잠이 덜 깨어 멍한 상태에서 티비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참신한 영상의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영화 소개가 나오고 있었다. 짜임새 있어 보이는 줄거리, 퀄리티 좋아 보이는 영상. 이 영화 보면 횟집에는 못가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찾아가서 보지는 못하겠구나 하고 be lazy 한 광복절을 보내고 나니.
밤 12시 즈음 부터 이 파닥파닥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었다.
이거, 굉장한 작품이었다.
누군가의 풀이처럼 설국열차가 자본주의에 대한, 또 세계 권력 구조에 대한 큰 그림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런 저런 사람들을 이야기 한다. 과거를 숨기고 권력을 쟁취하거나, 그 권력에 기생하거나, 현실에 순응하고 미래를 포기한 채 살아가거나 또는 현실을 벗어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거나. 이 많은 군상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횟집의 수족관에 모여 서로 부대끼며 산다. 횟집의 수족관을 들여다 보는 손님이 찾아오면, 모두 허연 배를 뒤집어 죽은 체 하면서.
괴롭고 잔인한 현실이지만 포기하고 엎디어 살기엔 눈앞의 바다가 너무 아름답다.
괴롭고 잔인한 현실이지만 내 앞에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여 성공한 사람들의 세상이 모든 길거리와 건물에 배어있다.
횟집의 '수족관' 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생생한 '메뉴판' 이, 미래를 꿈꾸지 않는 자에게는 그저 서로 쟁탈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장소 일 뿐이지 않은가. 물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열망으로 노력하며 살더라도 그것이 공정하거나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지는 못할 지라도.
다만 수족관과 우리가 다른것은 더 나은 미래는 켜켜이 쌓여진 오늘로 부터 나온다는 것.
배를 허옇게 뒤집어 죽은 척하는 복지부동의 삶 말고,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도록 꿈을 가지고 사는게 좋다는 이 애니메이션의 메세지에 격하게 공감한다.
파닥파닥은 물 밖에 나온 물고기가 몸부림을 칠 때를 표현한 부사다.
횟집 수족관에서 바다까지의, 죽을 각오로 극복 해야하는 거리.
그것은 우리 사는 실패와 성공사이의 거리이며, 바다는 더 나은 현실에의 모티브일 것이다.
파닥파닥 하여 극복해야 도달 할 수 있는.
처음 만나는, 광복절에 어울리는 자랑스런 우리 나라의 작품!
아래 링크는 본 애니메이션 감독님의 이너뷰.
http://subculture.co.kr/interview/60089
그나저나 기술 포스팅 하고 시포라... ㅜㅜ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