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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에 해당되는 글 85건

  1. Bonjour, 2014
  2. Adieu, 2013
  3. 블랙홀, 연휴
  4. 8개월
  5. 미안 - sorry

Bonjour, 2014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2010 이후로 부터는 인프라를 업으로 삼았던 직장 생활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컨셉에 심각한 변화가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96년에 처음 커널을 접하고 난 이후, 아파치와 월드 와이드 웹이 국내에서 번지기 시작한 이후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변화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그간 쌓아왔던 경험의 총체적인 집합이 필요한 적이 지금보다 없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작년 한해 동안 각종 행사, 고객의 아키텍처 리뷰, 메일을 통한 질답등을 진행하다 보니 국내에서는 아직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이 형성되어있구나 하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더라. 



국내의 대형 ISP 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만들때도 느낀거지만, 언제나 중요한건 서비스를 이루는 구성요소의 한 부분에만 전문가가 되는것은 그다지 좋은 경력의 청사진은 아닌 듯 싶다. 네트워크를 모르고 서버의 인터페이스를 구성 할 수 없으며 encryption 이나 decryption 에 대한 오버헤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또 그걸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서비스에 연결되는 각 구성요소에 대한 디테일한 지식도 지식이지만, 그보다 중요한것은 구조적 컨셉에 대해 이해하는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에서 배운것이 도움이 될때가 많다는 것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일하면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SA 로서 핸즈온이 전보다 부족하다고 느낄때가 많다는 것. 물론 이전보다 많은 사람과 기업을 만나면서 내가 도움이 된다고 느낄때가 많지만, 그에 대한 반대 급부로서 원래 하던 것을 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는것은 기술자로서는 웬지 달가운 일은 아닌것 같다.



언제나 어디서나, 또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스스로의 가치가 높아질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2014년이 시작되고, 벌써 십수일이 지나고 있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믿고, 또 더 열심히 살 수 있을거라는 스스로의 위안이 효과가 있기를. 



어떻게 살아도 인생은 짧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을 수 만은 없는것 처럼 

좋은일도 나쁜일도 모두 다 지나갈 2014년 또 한해가 되겠지만 

경험과 추억, 그리고 미래를 위한 발판의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언제나 떠날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미련이 남는것은 불가항력이라는 것 또한 진실인것을. 


뻘 포스팅 한건.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Adieu, 2013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2013년은 삶에 있어 하나의 큰 획을 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34년들의 수많은 날들 중 많은 부분에서 최고로 괴롭고도 힘들었으며, 그로인해 한번 더 머리가 굵어지지 않았나 싶다. 


올해만큼 뜨거운 여름은 없었고 또 그로인해 이만큼 좌절했던 적도 없었던 듯.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은 어찌나 맞던지, 더 성숙해 질 구석이 있는가 싶었던 삶의 구간에 무언가 향취가 더해진 느낌이 드는건 나만의 착각인 셈 치더라도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Winston Churchill 의 명언 하나가 괴롭던 날들을 지탱하게 해 주어 제사라도 지내드리고 싶은 심정이랄까. 



http://www.hyde.edu/wp-content/uploads/2012/04/churchill.jpg




신논현역에서 봉은사 근처에 있는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는 연중 마지막날 러시아워의 붉은 미등들이 줄지어 긴 행렬을 이루고, 헤드폰을 통해 흘러 나오는 El Reloj 노래는 나만의 고요한 축제가 열린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 주더라. 끝없이 이어진 강남의 정체 행렬 속에서 홀로 걷는 기분은 나쁘지 않았어. 





El Reloj 라는 곡은 빅마마의 이영현님과 박민혜님이 부른 곡을 들었는데, 시계라는 제목과 연말의 마지막 날인 오늘이 참 어울리는 것 같아. 가사의 내용은 떠나는 연인에 대한 아쉬움으로 시간을 잡고자 하는 것인데, 연인을 올해와 올해의 마지막날로 치환하면 꽤나 들어맞는듯. 노래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 라는 영화에 삽입된 곡으로 들어보면 다들 알만한 노래. 정우성분의 오래된 Jeep 사하라로 손예진님을 태워서 올림픽 대로를 타는 장면에 나왔던 아름다운 곡. 






괴롭고도 힘든일은 모두 뒤로, 또 이직을 하며 있었던 수많은 도전 역시 흘려보내며 

내년은 보다 더 하루를 아끼고 온힘을 다해 새로운 것들에 도전 해 볼 수 있기를. 

또한, 내 받을 걱정없이 할 수 있는것을 다 해줄 수 있는 사람과 행복해질 수 있기를.  


El Reloj 가사는, 


Reloj no marques las horas
시계야 시간을 표시하지 말아주렴 

porque voy a enloquecer
내가 미칠 것 같아 


ella se ira para siempre cuando amanezca otra vez
해가 다시 뜬다면 그녀는 나를 영영 떠나버릴거야 


No mas nos queda esta noche para vivir nuestro amor
우리의 사랑을 나누기에는 이 밤이 마지막이야 

y tu tic-tac me recuerda mi irremedible dolor

너의 째깍째깍 소리는 아픈 나의 상처를 떠올려

Reloj deten tu camino porque mi vida se apaga
시계야, 내 생명이 꺼져가니 너의 가는길을 멈추렴 

ella es la estrella que alumbra mi ser
그녀는 내 존재를 비추는 별이란다

yo sin su amor no soy nada 
그녀의 사랑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란다 

Deten el tiempo en tus manos
너의 손에서 시간을 멈추렴 

haz esta noche perpetua para que nunca se vaya de mi
이 밤에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영원하게 해줘 

para que nunca amanezca
다시는 해가 뜨지 않도록  


<간주 & 반복> 


No mas nos queda esta noche para vivir nuestro amor
y tu tic-tac me recuerda mi irremedible dolor
Reloj deten tu camino porque mi vida se apaga
ella es la estrella que alumbra mi ser
yo sin su amor no soy nada
Deten el tiempo en tus manos 
haz esta noche perpetua
para que nunca se vaya de mi
para que nunca amanezca para que nunca amanezca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블랙홀, 연휴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연휴란 참 이상한 기간인듯하다. 평소처럼 일이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을 위해 뿔뿔이 흩어진 지인들로 별다른 약속이 생기지도 않는 삶의 중간에 만나는 블랙홀같은 느낌이 짙다.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던 집에는 당분간 남아 있어야 할 듯 하지만, 여기 저기 남아있는 라이타, 식기, 속옷, 알록달록한 캔디에 냉장고의 꽁치캔마저 심난하게 하는 집에 기나긴 연휴를 보내고 있자니 뭔가 다른것 뭐 없을까 하는 생각이. 





하여 연휴 후에 일정되어 있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꼬부랑 글자만 보고 있자니 가뜩이나 안좋은 머리가 타버리는 느낌에 뭐 다른거 없나 하고 찾아 보던 중, 지역 케이블 사업자가 "진짜 사나이" 라는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십수년이나 지난 군대의 추억이라면 지난날들 마셔버린 알콜이 슥슥 지워버려서 별로 기억도 나진 않지만 방송에 나오는 군대의 모습은 그 모습이 다소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이전과는 참 사뭇 다른 분위기고 또 전보다 훨씬 좋은 분위기인 듯 한 느낌이 든다. 예능이지만 간혹 짠한 느낌도 있고 더러운 군대의 느낌도 살아 있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인터뷰 중 중간 중간 나오는 신분 표시와 자막이 아닐런지. 


지난날을 추억하기엔 너무 다른 방송이긴 하지만, 요새 군대에 대한 감상이나 블랙홀 같은 연휴를 지나보내기엔 꼬부랑 글자 문서보다 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받아서 나름 감사히 즐기고 있는 와중에 공병대 프로포즈 장면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불편하다.


미술을 13년 했지만 전공은 전산이고 현재는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던 사람이 돌이켜 생각 해 보면 여러모로 잘 맞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이도, 관심사항도, 서로 잘 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또 앞으로의 삶을 생각 해 보아도 그렇고 주고 받았던 대화나 감정의 확실한 상태를 원하는 나에게 확실했던 것도 또 서로의 핸디캡마저 이해 할 수 있었던, 꽁치캔 주인이 생각났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사람은 또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게 지난 경험에 비추어 거의 확실시 되며, 누군가 나타난다면 결국 대부분 우유부단했던 많은 사람들과 같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심은 아니더라도 삶에 깊숙히 침투했던 좋은 사람의 흔적에 근근히 서글퍼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싶다. 


생각해 보면 뭐 앞으로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할 건데 이런 블랙홀 같은 연휴 중간에 예능으로 잠깐 정신 팔아보는 좋은 해결책을 찾아 보는 것도 경험이 되겠지. 시간이란건 어떻게든 지내면 내 편이 되는 것이고, 그런 후에는 내가 좋아 하는 것에 더 쓸 수 있을 테니. 이런식으로 나이를 먹는건 참 달갑지 않단 말야. 


뻘짓했던 과거 지사는 됐고 이제 술이나 줄여야 할 듯. 

사실, 원래 없었던 좋은 것이 잠깐 생겼다 없어졌다고 아쉬워 하는건 똑똑한 일은 아니잖나. 

인생을 잠깐 스쳐간 다이아몬드는 원래 내 것이 아니니 말이다. 



블로그를 워드 프레스로 옮기는 일을 시작 해야지. 

미루고 미뤘던 글라이더 조립도. 


다음번 포스팅은 캐시 클러스터에 대해서나 한번 해볼까. 


http://tech-blog.flipkart.net/2012/10/making-deliveries-faster-the-flipkart-cache-cluster/

http://swarmcache.sourceforge.net/

http://www.alachisoft.com/ncache/dynamic-clustering.html

http://link.springer.com/chapter/10.1007%2F978-3-540-75444-2_73

http://ehcache.org/documentation/user-guide/cache-topologies 



하지만 일단 당장은 눈앞에 닥친 시험부터.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8개월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지난 8개월은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직장에서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일하기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일을 할 수 있기도 했단다. 원래 하던 것들을 하지 못하게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것들을 더 많이 보고 들을 수 있어 생각의 범위와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전에 없었던 강도의 쓴맛도 많이 보기는 했지만. 

더러운 블랙베리의 카메라 기능은 화소는 고사하고 노이즈가 어찌나 많은지 자주 들지도 않기는 했지만, 지난 8개월간 함께 다니며 그래도 이런저런 답지 않은 사진은 몇가지가 있어 이 복잡하고도 어메이징했던 8개월을 정리 해 볼까 한다.


사진이 무지하게 많으므로 스크롤 압박 주의.  


이직을 하고 삼성동에 방을 얻은 이후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늘은 집을 이렇게 저렇게 정리하고나서 밤에 치킨에 막걸리를 사다가 한잔 하려고 계산을 하는데 카드와 함께 딸려나온 사진에 갑자기 우울 해 지기도. 



미안할 뿐인 그녀의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막걸리 한병 비우기가 죄송스럽기도.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 지나고, 정말 인연이라면 또 보게 될 날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억지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전 직장의 송별회는 참 버라이어티 했었다. 팀이 와해되는 가장 극단적이었던 모습.  

한남동의 Coffee bar K 는 좋은 분위기였지만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던 가게. 




다음날 보광동의 아침. 지금 생각 해 보면 보광동에서 빌붙어서 참 많은 밤을 보냈었는데. 






한남 북엇국의 북엇국은 예전에는 참 제대로 였는데 언젠가부터 맛이 전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각종 맛있는 전과 장수막걸리 그리고 북엇국 한 그릇이면 즐거운 밤을 만들 수 있었지. 지금은 양이 줄어서 북엇국 한그릇을 제대로 비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 쉴 겨를도 없이 바로 떠나게 된 시애틀 출장. 교육과 중요한 회사 행사가 겹쳐서 거의 3주나 되는 출장 일정.  




주말에 출장으로 타는 비행기는 신선한 경험. 일요일에 출발해서 일요일에 도착하는 새로운 경험. 

보잉 777-200 이 그가 태어난 본고향으로 날아갈 준비를.  




도착한 시애틀의 쉐라톤 호텔은 무려 더블 침대가 두개나 놓여져있었다. 혼자자는 방인데 뭐이리 크담 하는 생각은 처음 하루 뿐. 

다소 오래 되어 보이는 집기들이지만 쉐라톤은 언제나 쉐라톤 스러운 느낌. 





한국에서 오후 6시 40분 정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타고 시애틀에 도착하면, 오전 10시 반 정도 된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호텔에 도착하게 되면 열한시 반 정도. 요기를 간단하게 하고 난 후 먼저 도착해 있던 분들과 함께 시애틀 투어. 시애틀 하면 한국에도 유명한 회사가 세군데 정도 있는데, 하나가 보잉, 마이크로 소프트, 그리고 아마존. 그 중 남의 회사인 마이크로 소프트 캠퍼스로. 마이크로 소프트 하면 푸른색이므로 간만에 컬러를. 


하지만 블랙베리가 색이 구리구먼. 노이즈가 자글자글. 




시애틀에 유명한 관광지역이라면 아마 이 시장통인 것 같은데. 여기서 Clam chowder 를 냠냠. 시애틀 음식은 미국 음식 중에서도 유난히 짠 맛이 강한듯. 





회사 건물에서 바라본 스페이스 니들. 3주 가까이 있으면서 손에 꼽았던 맑은 날.  

매일 빡시게 진행되는 교육과 행사 스케줄에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물마시러 나와서 잠깐. 





그래서 내친김에 점심시간에 아예 나들이를. 호수인지 바다인지 모를 넓은 물가에는 경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요트들이 정박되어 있는 매우 평온한 분위기로 기억된다. 





스타벅스 1호점은 커피를 파는 가게라기 보다는 기념품 가게로 보는것이 맞을 듯. 난 커피를 사서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사서 마셔본 지인들의 의견에 따르면 그냥 스타벅스 커피 맛이라는 증언. 글로벌하게 동일한 맛을 유지하는 것을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감흥이 없다고 해야하나. 





지역에는 회사의 많은 빌딩들이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주로 교육을. 

건물마다 부르는 이름이 있던데.  





시애틀의 아침은 날이 흐리던 흐리지 않던 언제나 상쾌하다. 

바쁜 사람들, 차량들. 





더러운 블랙베리 카메라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블랙베리의 메세징과 쿼티는 정말 좋지만 카메라는 정말… 




교육중 매일 아침 나오는 부풰 스타일의 오찬. 

난 빵식을 사랑해. 






사랑하는 에어를 구매했던 베스트바이. 
플라트로닉스 헤드셋도 구했건만, 생각보다 성능이 구려 그건. 




출장을 가면 쇼핑 역시 즐거운 행사중의 하나. 

밸뷰에 있는 커다란 쇼핑몰.  

보스 매장에서 구매하였으나 한국에서 아직 리사이징 하지 않음… 



귀국하기 전 마지막 주에는 보잉 투어를. 
단일 건물로는 디즈니랜드 보다 크다는 비행기 제작 공장은 정말 무식하게 크더라. 

건물 하나에 747, 777, 787 조립 공장이 모두 한꺼번에. 





귀국길의 아침 시애틀 국제 공항은 한산 한산. 



언젠가부터 비행기를 타는것이 그다지 즐거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비행기는 역시 조종석이지. 
아는게 많을 수록 이런건 절대 즐거운 일이 아니되는 듯. 


미주 노선은 정말 드럽게 비행기에 오래 앉아있어야 함. 



출장 전에 충분한 시간이 없어 방을 얻지 못하고 떠났는데, 귀국 하자마자 트렁크를 끌고 바로 계약에 나선 집.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제는 고민중이긴 하지만, 이 집에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더랬다. 

좋은 일이었을까 나쁜 일이었을까. 



침실과 거실  




혼자 자기엔 중국 대륙만큼 넓은 침실. 하지만 침대에서 자지는 않아. 





직물 소파가 좀 구리긴 하지만 뭐 옵션인데다가 최근엔 주로 침대로 쓰고 있으므로 무효. 





나는 제대로 한번 써본적도 없는 주방. 
식탁은 짜장면이 올때만. 

그나마도 지금은 옷걸이로 사용 중이라는. 






그렇게 일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저 명함은 벌써 몇백장이 바닥이 나 버려서 새로 1천장을 받고. 지금은 칠백장 정도 남은듯. 





언제 떠날 지 모르므로 살림은 최소한으로 유지 하고 있었는데. 
주말엔 언제나 청소하고 메일 회신하고 문서 작성하고 비행기를 지르는 즐거운 삶이었는데. 




이렇게 수지도 보고 





요렇게 납득씨도 보고  




빨래도 하면서 즐겁게 즐겁게 지냈는데. 




이 날 이후 모든게 변해 버렸다. 

좋은 시간은 잠시 뿐. 괴로운 시간이 더 많았고,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술을 입에 달고 지내는 시기가 시작. 





사랑하는 나의 다이슨 청소기.  

빡센 청소 뒤에 통째로 물빨래 해주는 센스. 




일은 즐겁게 즐겁게. 

참여도도 높고 인기도 많은 행사라 즐겁게 즐겁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어딘지 몰라 헤메고 헤메이긴 했었지만 그래도 사람과의 관계도 열심히 해 보려고 노력 또 노력.  

하지만 그것은 망테크  




올때처럼 떠나가는 짐들이 아쉽고 미안한 마음에 






또 다시 밤을 지새우기를 수 차례. 






술은 이제 맛있는 곳에서 적당히 먹는 것으로. 

몇달간의 긴긴 방황을 끝내고, 다시 전처럼 즐겁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  





짙은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은 젊은 날의 추억의 향기로 남기고. 





바리바리 짐을 싸고 나니 





남은 것은 지독히 더웠던 여름 끝의 가을 햇살에 비치는 적막함과 




잔뜩 남아있는, 

나의 삶에는 필요 없었던 물건들, 그리고 사람이 살았던 흔적들. 



이렇게 밝은 햇살 속에, 지금 이 집에서 누군가와 함께 깨어나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고는 살았었지만 
역시 그것은 나의 과도한 욕심이고 망상이었으며 
쉽지 않았던 관계들로 인해 술을 입에 달고 살기에 적절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은 

서른 다섯을 목전에 두고 꼭 반성해야 할 일이다. 

지난 시간은 언제나 사진으로 남지만 
이 인생 최대의 구린 품질의 사진을 뱉어내는 블랙베리가 남겨둔 노이즈 심각한 퀄리티의 사진이 
지난 8개월, 인생 최대의 역경을 헤집고 나와 마무리 하려는 더러운 퀄리티와 다름 아니다. 


희망은 언제나 좋은 것이나 
준비가 되어 있을때 누릴 수 있는 것. 

일을 더 하면서 즐거운 취미 속에 건강한 삶을 다시 찾아 보련다. 
안녕, 일을 빼면 나머지는 다 초딩 같았던 8개월.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미안 - sorry

Stories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


NYC from NJ


오늘 또 하나의 인연을 떠나보낸다. 2013년의 여름은 정말 하루하루가 전쟁이었구나. 여름이 시작되며 인연들이 시작되었고 더위가 최고조일때 최고로 혼란스러웠으며 여름의 막바지에 인연들을 떠나보낸다. 겨울과 달리 여름은 언제나 괴로웠지만 올해의 여름은 정말 주량과 인간성의 한계를 시험받는 기분이다. 죽어라고 울어제끼던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면 또 안정이 될까. 

감정의 발전은 서로 속도가 맞아야 하는 것이고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언제나 한쪽의 마음이 상하게 되는 법인가 보다. 감정은 행동으로 배어나오되 행동과 마음이 언어로 전달되지 않으면 슬픈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 

'Limitless' 라는 영화의 scene 이 2013년 7월의 나를 말해 주는 것 같다. 항상 술에 젖어 있었던, 삼십대의 다시 오지 않을 질풍 노도의 시기. 





'왜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니' 하는 말은 별로 필요가 없는 것 같구나. 
모든 일은 쌍방과실이고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이며 그 결과가 감당 할 수 있는 것이냐 아닐 것이냐의 문제 일 뿐. 


버라이어티한 여름을 보내는데 있어 카오스 상태를 구가 할 수 있도록 협찬을 물심양면으로 아끼지 않았던 분께 나름 고맙고 그로인해 내가 가슴아프게 했던 이 인연에는 참 미안하구나. 모든 것은 또 흐르겠지. 이 노래로 마음을 대신 하는 것으로. 



스타러브피쉬 - 미안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달력에 수백년의 학습 결과로 표시된 '입추'라는 글자를 무색하게 만드는 이 더위가 빨리 끝나면 좋겠다. 


7년을 기다리고 한철을 미친듯이 울어대는 매미처럼, 수년 동안 고요하다 여름 한철 정신 번쩍 나는 미친 인연들을 겪었던 계절은 이번을 끝으로, 좀 더 많은 취미와 또 좀 더 많은 나이로 감정 폭발의 부작용이 없는 그 아름다울 시기에 

우리의 마법의 가을이 오기를 바라며. 




새벽 공기 참 시원하구나.



(younjin.jeong@gmail.com, 정윤진)